아이들이 같은 놀이를 반복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어린아이를 지켜보면 비슷한 놀이를 며칠씩 반복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자동차를 같은 길로 계속 움직이거나, 블록으로 비슷한 모양의 집을 반복해서 만들기도 합니다. 

책을 읽어줄 때도 이미 내용을 알고 있는 책을 다시 골라달라고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어른의 입장에서는 새로운 놀이를 해보면 더 재미있을 것 같은데 왜 같은 행동을 계속하는지 궁금해질 수 있습니다. 특히 같은 장면을 반복해서 연출하거나 똑같은 이야기를 계속 만들어 내면 단순히 지루하지 않은지 생각하게 됩니다.

하지만 어린이에게 반복은 단순히 같은 일을 되풀이하는 행동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같은 놀이를 반복하는 동안 아이는 놀이의 규칙을 익히고, 결과를 예상하고, 자신의 행동을 조금씩 바꾸면서 새로운 경험을 쌓아갑니다.

이번 글에서는 어린이가 같은 놀이를 반복하는 모습을 일상적인 심리와 놀이의 관점에서 살펴보겠습니다.

반복하면 다음에 일어날 일을 예상할 수 있다

어린이는 아직 경험해 보지 못한 일이 많습니다. 그래서 어떤 행동을 했을 때 어떤 결과가 나타나는지 직접 경험하면서 세상을 배워갑니다.

예를 들어 공을 바닥에 굴리면 앞으로 움직이고, 블록을 높이 쌓으면 어느 순간 무너질 수 있다는 사실을 놀이를 통해 알게 됩니다.

처음에는 결과를 정확하게 예상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같은 행동을 여러 번 반복하면 점차 "이렇게 하면 이런 일이 생긴다"는 흐름을 파악하게 됩니다.

자동차 장난감을 경사로에서 굴리는 놀이를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단순히 자동차를 밀어보았다가, 어느 방향으로 굴러가는지 확인합니다. 몇 번 반복한 뒤에는 더 높은 곳에서 자동차를 출발시키거나 장애물을 세워 결과를 비교할 수도 있습니다.

겉으로 보면 같은 자동차 놀이를 반복하고 있지만 아이에게는 매번 새로운 관찰이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반복은 아이가 주변 환경을 예측하는 방법을 익히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익숙한 놀이에서는 새로운 시도를 하기 쉽다

새로운 놀이를 시작하면 아이는 놀이 방법 자체를 익혀야 합니다. 어떤 장난감을 어떻게 사용하는지, 어떤 규칙으로 진행하는지부터 알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반면 이미 익숙한 놀이는 기본적인 방법을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아이는 놀이 방법을 고민하는 대신 새로운 시도를 해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처음에는 블록으로 단순한 집만 만들던 아이가 어느 순간 창문을 만들거나 문을 추가하고, 자동차가 들어갈 주차장까지 만들 수 있습니다.

겉으로는 "또 블록으로 집을 만들고 있네"라고 보이지만 실제 놀이의 내용은 조금씩 달라질 수 있습니다.

아이에게 익숙한 놀이 구조가 있기 때문에 그 안에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시험해 보는 것입니다.

이런 점에서 반복은 정체된 행동이라기보다 익숙한 환경 안에서 변화를 실험하는 방법이 될 수도 있습니다.

같은 놀이를 반복하면서 기술이 조금씩 달라진다

아이들은 같은 행동을 여러 번 하면서 자신이 원하는 결과를 얻는 방법을 익힙니다.

공을 던지는 놀이를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처음에는 공을 원하는 방향으로 보내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하지만 계속 던져보면서 힘의 세기와 방향을 조금씩 조절하게 됩니다.

그 과정에서 아이는 자신의 행동과 결과 사이의 관계를 경험합니다.

그림을 그릴 때도 비슷합니다. 처음에는 선을 자유롭게 그리다가 같은 모양을 여러 번 그려보면서 점차 원하는 형태에 가까운 그림을 만들어 갈 수 있습니다.

퍼즐이나 블록 놀이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한 번 성공했다고 해서 그 기술이 완전히 익숙해지는 것은 아닙니다. 반복하면서 손의 움직임을 조절하고, 실패했을 때 다른 방법을 시도하며 자신만의 방법을 찾아갑니다.

따라서 어린이가 같은 놀이를 계속한다고 해서 반드시 변화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놀이의 겉모습은 비슷해도 아이가 사용하는 기술과 이해하는 방식은 조금씩 달라질 수 있습니다.

아이들은 반복되는 놀이 속에서 이야기를 확장하기도 한다

반복은 신체적인 놀이뿐 아니라 상상놀이에서도 나타납니다.

아이가 매일 인형을 재우는 놀이를 한다고 생각해 보겠습니다.

첫날에는 단순히 이불을 덮어주는 것으로 끝날 수 있습니다. 다음에는 밥을 먹이고 잠을 재울 수도 있고, 또 다른 날에는 인형이 아파서 병원에 가는 이야기가 만들어질 수도 있습니다.

기본적인 놀이의 틀은 비슷하지만 이야기의 내용은 계속 확장됩니다.

이처럼 어린이는 익숙한 놀이 구조를 바탕으로 새로운 상황을 만들어 내기도 합니다.

특히 역할놀이는 반복을 통해 점점 복잡해질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엄마와 아빠 역할만 등장하다가 나중에는 의사, 선생님, 친구, 손님 등 다양한 인물이 추가될 수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아이는 자신이 경험한 상황을 다시 표현하기도 하고, 실제로 경험하지 않은 상황을 상상해서 구성하기도 합니다.

같은 이야기를 반복해서 듣고 싶어 하는 이유

놀이뿐만 아니라 이야기를 반복해서 듣는 것도 어린이에게 흔히 나타나는 모습입니다.

아이가 이미 여러 번 읽은 그림책을 다시 읽어달라고 하는 경우가 대표적입니다.

어른에게는 결말을 이미 알고 있기 때문에 새로운 재미가 없을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아이에게는 익숙한 이야기를 다시 경험하는 것 자체가 즐거울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전체적인 줄거리를 따라가는 데 집중했다면, 반복해서 들으면서 그림 속 작은 요소를 발견하거나 특정 문장을 기억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어느 순간에는 부모보다 먼저 다음 문장을 말하면서 이야기를 완성하기도 합니다.

이런 경험은 아이에게 자신이 이야기의 흐름을 알고 있다는 느낌을 줄 수 있습니다.

또한 익숙한 이야기는 새로운 이야기보다 이해하기 쉽습니다. 아이는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을 바탕으로 세부적인 부분에 관심을 돌릴 수 있습니다.

그래서 같은 책을 반복해서 읽는 행동 역시 단순한 고집으로만 볼 필요는 없습니다.

반복 놀이에는 아이가 좋아하는 요소가 들어 있다

어린이가 어떤 놀이를 반복한다면 그 놀이 안에 아이가 특히 좋아하는 요소가 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자동차 놀이를 좋아하는 아이는 자동차 자체보다 움직임이나 소리에 관심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블록을 반복해서 쌓는 아이는 블록을 쌓는 과정이나 완성된 모양을 보는 것을 좋아할 수도 있습니다.

역할놀이를 반복하는 아이는 사람 사이의 대화나 특정 상황을 표현하는 것을 즐길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부모가 "또 그 놀이야?"라고 생각하기 전에 아이가 그 놀이에서 무엇을 즐기는지 관찰해 보면 좋습니다.

빠르게 움직이는 것을 좋아하는지, 무언가를 만드는 것을 좋아하는지, 이야기를 만드는 것을 좋아하는지에 따라 아이가 놀이에서 얻는 경험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반복 놀이를 무조건 새로운 놀이로 바꿀 필요는 없다

부모 입장에서는 아이에게 다양한 경험을 제공해 주고 싶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같은 놀이만 하는 모습을 보면 다른 놀이를 권하고 싶어집니다.

하지만 익숙한 놀이를 충분히 반복하는 것도 아이에게 의미가 있습니다.

다만 반복되는 놀이에 작은 변화를 더해주는 방법은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자동차 놀이를 하고 있다면 새로운 길을 만들어 볼 수 있고, 블록 놀이에서는 기존보다 높은 건물을 만들어 볼 수도 있습니다.

그림을 반복해서 그리는 아이에게 새로운 색을 제안하거나 크기가 다른 종이를 준비해 주는 방법도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아이가 즐기고 있는 놀이를 억지로 중단하는 것이 아니라 익숙한 놀이 안에서 자연스럽게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도록 돕는 것입니다.

부모가 관찰하면 아이의 관심 변화를 알 수 있다

반복 놀이는 아이를 관찰하기 좋은 기회이기도 합니다.

같은 자동차 놀이를 하더라도 어느 날부터 자동차의 색깔을 구분하기 시작할 수 있습니다. 블록을 만들 때도 이전에는 단순한 탑을 만들었다가 점차 문과 창문을 추가할 수 있습니다.

이런 작은 변화는 아이가 놀이를 통해 새로운 개념을 받아들이고 있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습니다.

따라서 결과물만 보고 "똑같은 놀이를 한다"고 판단하기보다 놀이 과정에서 무엇이 달라졌는지 살펴보는 것이 좋습니다.

아이의 놀이를 자세히 관찰하면 부모가 직접 가르치지 않아도 아이가 스스로 배우고 시도하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반복이라는 이유만으로 행동을 단정해서는 안 된다

어린이가 같은 놀이를 반복한다고 해서 그 행동 하나만으로 심리나 발달 상태를 판단해서는 안 됩니다.

어린이마다 좋아하는 놀이와 반복하는 정도가 다르고, 특정 시기에 하나의 놀이에 관심이 집중되었다가 자연스럽게 다른 활동으로 넘어가기도 합니다.

또한 아이가 반복 놀이를 하더라도 다른 사람과 대화하고 새로운 놀이를 받아들이며 일상생활을 편안하게 이어가고 있다면 단순히 반복한다는 이유만으로 의미를 확대해서 해석할 필요는 없습니다.

반대로 부모가 아이의 놀이와 생활 전반에서 지속적인 어려움을 느낀다면 특정 행동 하나를 인터넷 정보만으로 판단하기보다는 아이의 전체적인 상황을 살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마무리

아이들이 같은 놀이를 반복하는 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익숙한 놀이를 통해 결과를 예측하기도 하고, 같은 행동을 반복하면서 기술을 익히기도 합니다. 이미 알고 있는 놀이 안에서 새로운 방법을 시도하거나 이야기를 확장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어른에게는 반복처럼 보이는 놀이가 아이에게는 매번 조금씩 다른 경험일 수 있습니다.

따라서 "또 같은 놀이를 한다"는 사실만 보기보다 그 과정에서 무엇이 달라지고 있는지를 살펴보는 것이 좋습니다.

자동차가 달리는 길이 달라졌는지, 블록의 모양이 달라졌는지, 역할놀이의 이야기가 풍부해졌는지 관찰하다 보면 아이가 놀이를 통해 무엇을 배우고 있는지 자연스럽게 알 수 있습니다.

아이에게 반복은 때때로 지루함이 아니라 익숙함을 바탕으로 새로운 것을 발견하는 방법입니다. 충분히 반복한 뒤에야 다음 단계의 놀이로 자연스럽게 넘어가는 아이도 있습니다.

FAQ

Q1. 아이가 매일 같은 놀이만 하는데 다른 놀이를 권해야 하나요?

반드시 바꿔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아이가 같은 놀이를 즐기는 동안에도 기술을 익히거나 새로운 방법을 시도할 수 있습니다. 익숙한 놀이를 존중하면서 새로운 재료나 작은 변화를 자연스럽게 제안해 볼 수 있습니다.

Q2. 같은 그림책을 계속 읽어달라고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익숙한 이야기는 아이가 내용을 예측하기 쉽고, 반복해서 들으면서 새로운 표현이나 그림 속 요소를 발견할 수도 있습니다. 이미 알고 있는 이야기를 스스로 따라 말하는 과정에서 성취감을 느끼기도 합니다.

Q3. 반복해서 노는 아이는 새로운 것을 싫어하는 것인가요?

반드시 그렇지는 않습니다. 익숙한 놀이를 좋아하면서도 새로운 요소를 받아들이는 아이가 많습니다. 아이가 기존 놀이에 새로운 재료나 규칙을 추가하는지 관찰하면 변화에 대한 반응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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