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부모에게 같은 이야기를 계속하는 이유


아이와 하루를 보내다 보면 비슷한 이야기를 여러 번 듣게 되는 순간이 있습니다. 

어린이집에서 있었던 일을 같은 표현으로 다시 이야기하기도 하고, 며칠 전에 있었던 일을 갑자기 꺼내기도 합니다. 부모가 이미 들었던 이야기라고 생각하는데도 아이는 마치 처음 이야기하는 것처럼 다시 설명할 때가 있습니다.

특히 아이가 재미있었던 일을 반복해서 말하거나, 친구와 있었던 일을 여러 번 이야기하면 부모는 "그 이야기는 아까 들었는데 또 이야기하네"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어린이에게 이야기를 반복해서 들려주는 행동은 단순히 같은 말을 반복하는 것과는 조금 다를 수 있습니다. 아이는 자신의 경험을 말로 다시 정리하면서 기억을 다듬기도 하고, 부모가 자신의 이야기를 어떻게 받아들이는지 확인하기도 합니다.

또한 어른에게는 이미 지나간 사건이라도 아이에게는 여전히 생각할 거리가 남아 있는 경험일 수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아이가 같은 이야기를 부모에게 여러 번 하는 이유를 어린이의 언어와 감정, 기억의 관점에서 살펴보겠습니다.

아이는 경험한 일을 이야기하면서 다시 정리한다

어린이는 하루 동안 많은 일을 경험합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준비하고, 어린이집이나 학교에 가고, 친구를 만나고, 선생님과 활동하고, 집에 돌아오는 동안 수많은 사건을 접합니다.

하지만 경험한 모든 일을 똑같이 기억하는 것은 아닙니다.

특히 자신에게 인상적이었던 사건은 머릿속에 오래 남을 수 있습니다. 친구가 재미있는 말을 했거나, 새로운 장난감을 보았거나, 평소와 다른 일이 있었다면 집에 돌아와 그 이야기를 여러 번 꺼낼 수 있습니다.

이때 아이는 단순히 같은 내용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경험한 일을 말로 다시 정리하고 있을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사건의 일부만 이야기하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새로운 세부 내용을 추가하기도 합니다.

"오늘 친구가 자동차 가져왔어."

라고 이야기했던 아이가 나중에는

"빨간 자동차였어. 바퀴가 엄청 컸어."

처럼 구체적인 내용을 덧붙일 수도 있습니다.

이처럼 같은 경험을 여러 번 이야기하는 과정에서 아이가 기억한 내용을 다시 떠올리고 정리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재미있었던 일은 다시 이야기하고 싶어진다

어른도 특별히 재미있었던 일을 가족이나 친구에게 여러 번 이야기할 때가 있습니다.

좋았던 여행이나 재미있는 사건은 말할 때마다 당시의 기억이 다시 떠오르기 때문입니다.

어린이도 비슷합니다.

특히 새로운 경험이나 자신에게 재미있었던 사건은 다른 일보다 훨씬 자주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동물원에서 처음 본 동물, 놀이공원에서 탔던 놀이기구, 친구와 함께했던 특별한 활동처럼 평소에 경험하기 어려운 일은 아이에게 강한 인상을 남길 수 있습니다.

그래서 아이가 같은 이야기를 반복한다면 그 경험이 아이에게 얼마나 재미있고 중요했는지를 살펴볼 수도 있습니다.

"그때 정말 재미있었구나."

"그 일이 기억에 많이 남았나 보네."

처럼 아이의 경험을 인정해 주면 대화가 자연스럽게 이어질 수 있습니다.

아이는 부모와 경험을 공유하고 싶어 한다

어린이가 자신의 경험을 부모에게 이야기하는 것은 정보를 전달하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가질 수 있습니다.

아이에게 부모는 자신이 경험한 일을 함께 나누고 싶은 중요한 사람입니다.

예를 들어 어린이집에서 친구와 재미있는 놀이를 했다면 아이는 집에 돌아와 부모에게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부모가 "그래서 어떻게 됐어?"라고 관심을 보이면 아이는 이야기를 더 자세하게 이어갑니다.

반대로 부모가 바쁘다는 이유로 계속 대화를 끊으면 아이는 같은 이야기를 다른 시간에 다시 꺼낼 수도 있습니다.

이런 행동에는 "내 이야기를 들어줬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포함되어 있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같은 이야기를 반복한다는 사실만 보기보다 아이가 이야기를 할 때 부모와 어떤 상호작용을 원하는지도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부모의 반응을 확인하고 싶을 수도 있다

아이들은 자신의 이야기를 한 뒤 상대방의 반응을 살펴보기도 합니다.

"오늘 친구랑 같이 그림 그렸어."

라고 말했을 때 부모가 웃으며 관심을 보였다면 아이는 그 경험을 다시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이번에는 부모가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 확인하거나, 자신의 이야기가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확인할 수도 있습니다.

특히 아이가 자신의 성취를 이야기하는 경우 이런 모습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나 오늘 혼자 신발 신었어."

"내가 블록을 높이 쌓았어."

"선생님이 잘했다고 했어."

이런 이야기는 단순한 사실 전달이라기보다 자신의 경험과 성취를 부모와 공유하는 행동일 수 있습니다.

아이에게 부모의 반응은 자신이 한 일을 바라보는 중요한 기준 가운데 하나가 될 수 있습니다.

같은 이야기를 하면서 감정을 다시 경험하기도 한다

모든 반복 이야기가 즐거운 경험에 관한 것은 아닙니다.

속상했던 일이나 무서웠던 일, 당황했던 일도 아이의 머릿속에 오래 남을 수 있습니다.

친구와 다툰 이야기나 놀이 중 실수했던 일을 반복해서 이야기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어른은 이미 지나간 일이라고 생각하지만 아이에게는 아직 완전히 정리되지 않은 경험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아이가 "오늘 친구가 내 장난감을 가져갔어"라는 이야기를 반복한다면 단순히 사건을 기억하고 있는 것뿐 아니라 당시의 속상한 감정을 다시 표현하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이럴 때는 사건의 옳고 그름을 빠르게 판단하기보다 아이가 어떤 감정을 느꼈는지 들어주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그때 속상했구나."

"장난감을 갑자기 가져가서 놀랐겠다."

처럼 아이의 경험을 말로 확인해 주면 대화를 이어가는 데 도움이 됩니다.

물론 부모가 들은 이야기만으로 상황 전체를 판단할 수는 없습니다. 아이가 기억하는 방식과 실제 상황에는 차이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필요한 경우 다른 상황도 함께 살펴보는 것이 좋습니다.

어린이는 같은 경험에서도 새로운 부분을 발견한다

아이들이 같은 이야기를 반복하는 또 다른 이유는 이야기를 할 때마다 생각하는 내용이 조금씩 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처음에는 사건의 결과만 이야기했다가 나중에는 그때 어떤 사람이 있었는지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처음에는

"오늘 비가 왔어."

라고 말했던 아이가 나중에는

"비 와서 친구랑 창문 봤어."

라고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또 며칠 후에는

"그때 선생님이 우산 가져오라고 했어."

라고 새로운 내용을 덧붙일 수도 있습니다.

같은 사건을 다시 떠올리면서 기억 속에 있던 다른 부분이 생각나는 것입니다.

이런 과정은 어린이가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 구조로 만들어가는 과정과도 연결될 수 있습니다.

누가 있었는지, 무엇을 했는지, 어떤 일이 먼저 있었는지, 그다음에는 무슨 일이 있었는지 등을 말하면서 경험을 하나의 이야기로 구성하게 됩니다.

아이의 이야기를 무조건 길게 끌어갈 필요는 없다

아이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해서 부모가 항상 긴 대화를 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부모 역시 피곤하거나 바쁜 순간이 있기 때문입니다.

아이의 이야기에 짧게 반응하고 나중에 다시 듣겠다고 알려주는 것도 방법입니다.

예를 들어

"그 이야기는 기억하고 있어. 엄마가 지금 설거지하고 있으니까 끝나면 다시 이야기해줄래?"

처럼 구체적으로 말할 수 있습니다.

이때 중요한 것은 아이의 이야기를 무시하는 것과 나중에 듣겠다고 약속하는 것은 다르다는 점입니다.

아이에게 자신의 이야기가 중요하지 않다는 느낌을 주기보다 부모가 현재 무엇을 하고 있는지 설명하고 대화할 시간을 정해주는 방식이 더 자연스러울 수 있습니다.

반복되는 이야기에서 아이의 관심사를 발견할 수 있다

아이가 어떤 이야기를 계속하는지 살펴보면 현재 무엇에 관심이 있는지도 알 수 있습니다.

친구 이야기를 자주 한다면 또래 관계에 관심이 커졌을 수 있고, 특정 놀이 이야기를 계속한다면 그 활동이 아이에게 특별한 의미가 있을 수 있습니다.

학교나 어린이집에서 있었던 일을 반복한다면 새로운 환경에서 경험한 일이 인상적이었을 수도 있습니다.

물론 반복해서 이야기한다는 이유만으로 아이의 마음을 정확히 해석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부모가 아이의 말을 조금 더 주의 깊게 듣는 계기가 될 수는 있습니다.

"왜 또 같은 이야기야?"라고 생각하기보다 "요즘 이 이야기에 관심이 많구나"라고 바라보면 아이의 관심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같은 이야기를 한다고 해서 일부러 반복하는 것은 아니다

어른은 이미 들은 이야기를 다시 들으면 "왜 같은 말을 또 하지?"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어린이는 어른과 같은 방식으로 대화를 계획하지 않습니다.

자신에게 중요한 경험이 떠오르면 그 순간 다시 이야기하고 싶어질 수 있습니다. 특히 시간의 흐름이나 대화의 순서를 이해하는 능력이 아직 발달하는 과정에 있기 때문에 같은 이야기를 반복해서 꺼낼 수 있습니다.

따라서 반복되는 이야기를 일부러 부모를 귀찮게 하려는 행동으로 해석할 필요는 없습니다.

아이에게는 그 이야기를 다시 말하는 것 자체가 중요한 활동일 수 있습니다.

마무리

아이가 부모에게 같은 이야기를 계속하는 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재미있었던 경험을 다시 떠올리고 싶어서일 수도 있고, 자신의 경험을 말로 정리하기 위해서일 수도 있습니다. 부모와 경험을 공유하고 싶거나, 자신의 이야기에 대한 반응을 확인하고 싶은 마음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속상하거나 기억에 남는 일을 반복해서 이야기하면서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따라서 반복되는 이야기를 단순히 "또 같은 말을 한다"고 생각하기보다 어떤 이야기를 반복하는지, 그 이야기를 할 때 아이의 표정과 감정은 어떤지 살펴보는 것이 좋습니다.

아이의 반복되는 이야기는 때때로 부모에게 아이의 관심사와 경험을 이해할 수 있는 작은 단서가 됩니다.

모든 이야기를 길게 들어줘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아이가 중요한 경험을 공유하려고 할 때 잠시 귀를 기울여 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의미 있는 대화가 될 수 있습니다.

FAQ

Q1. 아이가 같은 이야기를 하루에도 여러 번 하는데 왜 그런가요?

아이에게 인상 깊었던 경험일 수 있습니다. 재미있었던 일을 다시 이야기하고 싶거나, 자신의 경험을 부모와 공유하면서 기억을 정리하는 과정일 수도 있습니다. 반복되는 이야기의 내용과 상황을 함께 살펴보는 것이 좋습니다.

Q2. 아이가 속상했던 일을 계속 이야기하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먼저 아이가 어떤 감정을 느꼈는지 들어주는 것이 좋습니다. "속상했구나", "그때 놀랐겠네"처럼 경험을 인정해 주면서 아이가 이야기를 이어갈 수 있도록 해볼 수 있습니다. 다만 아이의 이야기만으로 사건 전체를 단정하지 않는 것도 중요합니다.

Q3. 아이의 이야기를 매번 끝까지 들어줘야 하나요?

부모에게도 휴식과 다른 일이 필요하기 때문에 항상 긴 대화를 할 필요는 없습니다. 지금 바로 듣기 어렵다면 "지금은 요리하고 있어서 조금 있다가 다시 이야기해줘"처럼 상황을 설명하고 대화할 시간을 정해주는 방법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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